IRP 계좌이전, 팔지 않고 옮기는 실물이전 총정리 (2026)
IRP 계좌이전에는 상품을 팔아서 현금으로 옮기는 방식과, 팔지 않고 그대로 옮기는 실물이전 두 가지가 있습니다.
실물이전은 2024년 10월 말 도입된 뒤 활용도가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2025년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은 501조 4,000억 원, 연간 수익률은 6.5%를 기록했는데(2026년 5월 20일 발표 「2025년 우리나라 퇴직연금 투자 백서」 기준), 규모가 커진 만큼 계좌를 옮기면서 손해를 보지 않는 방법에 대한 관심도 함께 커지고 있습니다. 다만 실물이전은 아무 상품이나 되는 것이 아니고, 같은 회사 안에서만 가능한 경우와 세제 요건이 걸리는 경우처럼 조건이 세분화돼 있어 미리 확인해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이 글에서는 실물이전이 되는 상품과 안 되는 상품, 같은 금융회사 안에서 퇴직할 때도 활용할 수 있는 자사 실물이전, 신청 절차와 이전 중 운용 제한, 그리고 옮기면 오히려 손해가 되는 경우까지 공식 자료를 기준으로 차례로 살펴봅니다.
이 글은 2026년 8월 기준 공개된 제도·통계를 정리한 것입니다. 실물이전 가능 여부와 수수료 조건은 금융회사·상품마다 다를 수 있으니, 실제 이전 전에는 해당 금융회사와 금융감독원·고용노동부 등 공식 채널에서 최종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특정 금융회사나 상품을 추천하거나 투자를 권하는 글이 아닙니다.

이 글의 순서
1. 계좌이전(현금이전) vs 실물이전 — 무엇이 다른가
IRP 계좌를 옮기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기존에 보유한 상품을 전부 팔아 현금으로 옮기는 현금이전과, 상품을 해지하지 않고 그대로 옮기는 실물이전입니다. 실물이전은 2024년 10월 31일 시행됐고, 시행 이후 2025년 6월 말까지 8만 7,055건, 5조 1,131억 원이 이 방식으로 이동했습니다(고용노동부 등 발표 기준).
지금 계좌가 있는, 돈을 보내는 곳은 이관회사, 앞으로 옮겨갈 곳은 수관회사라고 부릅니다. 상품이 실물 그대로 넘어가려면 이관회사와 수관회사가 둘 다 그 상품을 취급해야 합니다.
| 항목 | 현금이전 | 실물이전 |
|---|---|---|
| 보유 상품 처리 | 전부 매도·해지 | 상품 그대로 이동 |
| 원리금보장상품 이율 | 만기 전 해지 시 중도해지 이율 적용 가능 | 약정 조건 유지 |
| 펀드 환매수수료 | 단기 보유 시 발생 가능 | 발생하지 않음 |
| 시장 이탈 구간 | 매도~재매수까지 현금으로 대기 | 상품을 계속 보유 |
| 적용 범위 | 모든 상품 | 이·수관 공통 취급 + 실물이전 대상 상품만 |

원리금보장상품을 만기 전에 현금이전하면 약정금리보다 낮은 중도해지금리가 적용될 수 있고, 펀드도 가입 후 단기간 안에 팔면 환매수수료가 붙을 수 있습니다. “팔아서 옮기느냐, 그대로 옮기느냐”가 손익을 가르는 첫 번째 갈림길인 셈입니다.
2. 실물이전 되는 상품 vs 안 되는 상품 — 3단계로 판단하기
실물이전이 되려면 아래 세 가지 조건을 모두 통과해야 합니다.
① 같은 제도끼리인가 — DB↔DB, DC↔DC, IRP↔IRP처럼 동일 제도 사이만 실물이전이 가능합니다(각 제도의 차이는 DB·DC·IRP 차이 정리에서 다뤘습니다). 참고로 연금저축계좌와 IRP는 서로 다른 계좌 종류라 이 실물이전 범위에 들지 않고, 현금이전만 가능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8장에서 다룹니다.
② 제도상 실물이전 대상 상품인가 — 아래 표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 구분 | 목록 |
|---|---|
| 대상 상품 | 신탁계약 형태의 원리금보장상품(예금·GIC·ELB·DLB 등), 공모펀드(MMF 제외), 채무증권, ETF |
| 제외 — 계약 형태 | 보험계약 형태의 퇴직연금(자산관리)계약, 언번들형 계약(운용관리·자산관리 업무를 다른 사업자로 지정한 계약) |
| 제외 — 상품 특성 | 퇴직연금사업자 자체 상품(디폴트옵션), 지분증권, 리츠, 사모펀드, ELF·파생결합증권, RP, MMF, 종금사 발행어음 |
| 제외 — 특정 상황 | 상품제공수수료 부과상품(수관회사 판단에 따라 가능 여부가 갈림), 임의해지 대상 소규모펀드, 환매수수료가 있는 펀드, 압류·질권 설정 상품, 자사 원리금보장상품, 환매불가 펀드 |

⚠️ ETF는 실물이전이 되는 상품입니다. 다만 리츠·주식처럼 애초에 실물이전 대상이 아닌 상장상품이 계좌에 섞여 있으면, 그 부분은 가입자가 직접 매도해야 합니다. 이 부분은 7장에서 이어집니다.
③ 이관사와 수관사가 둘 다 취급하는 상품인가 — 조건 ②를 통과해도 한쪽 금융회사가 그 상품을 취급하지 않으면 매도 후 현금이전으로 처리됩니다.
취급 상품은 금융회사마다 다르기 때문에 “이 회사는 되고 저 회사는 안 된다”고 일률적으로 말할 수는 없습니다. 위 표는 제도상 원칙이고, 내 상품이 실제로 실물이전 되는지는 다음 장에서 다룰 사전조회로 직접 확인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3. 같은 회사 안에서는 퇴직할 때도 실물이전이 된다 — 자사 실물이전
퇴직하면서 회사 DC형 퇴직금을 다른 금융회사의 IRP로 곧바로 실물이전하는 것, 즉 타사 실물이전은 2026년 8월 현재도 되지 않습니다. 제도가 동일 제도 간(DB↔DB, DC↔DC, IRP↔IRP) 이전만 허용하기 때문입니다. 근로기준법상 회사는 퇴직 다음 날부터 14일 안에 퇴직급여를 지급해야 하는데, 이 짧은 기간 안에 정산과 실물이전을 함께 처리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당국의 설명입니다. 고용노동부는 이 범위를 중장기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시행 시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같은 퇴직연금사업자 안에서는 이야기가 다릅니다. 다니던 회사의 DC형 적립금을 같은 금융회사의 자사 IRP로 옮길 때는, 가입 중인 상품을 매도하지 않고 그대로 이전하는 자사 실물이전이 가능한 경우가 있습니다. 문제는 이 사실이 잘 알려져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금융감독원은 2026년 3월 25일 보도자료에서 이렇게 지적했습니다. “다수의 퇴직연금사업자는 확정기여형(DC) 가입자가 자사 개인형퇴직연금(IRP) 계좌로 퇴직급여를 지급받을 때 가입자에게 ‘실물이전’이 가능하다는 사실과 그 장점을 제대로 안내하지 않아 상당수 가입자가 그간 운용해왔던 상품을 매도 후 이전한 IRP 계좌에서 동일 상품을 매수하면서 불필요한 수수료를 부담하거나, 해당 기간 동안 적립금을 운용하지 못하는 불이익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금감원은 이 문제를 짚으면서 향후 검사에서도 사업자의 실물이전 업무처리가 적정한지 꼼꼼히 살펴보겠다고 밝혔습니다. 모든 퇴직연금사업자가 자사 실물이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므로, 퇴직을 앞두고 있다면 지금 다니는 회사의 DC 사업자에게 자사 실물이전이 가능한지 미리 확인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확인 없이 그냥 두면 퇴직금이 현금으로만 IRP에 들어오고, 다시 상품을 사들이는 과정에서 위 인용문이 지적한 수수료 부담과 운용 공백을 그대로 겪을 수 있습니다.
IRP 계좌를 아직 만들지 않았다면 개설 자격과 기본 구조는 IRP 계좌 개설 조건에서 먼저 확인할 수 있습니다.

4. 실물이전 신청 절차 — 사전조회부터 시작하세요
제도 초기에는 계좌부터 개설했다가 이전 대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취소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습니다. 이를 줄이기 위해 2025년 7월 21일부터 퇴직연금 실물이전 사전조회 서비스가 시행되고 있습니다.

사전조회는 지금 계좌가 있는 이관회사의 홈페이지·앱에서 온라인으로만 신청할 수 있습니다. 보유한 상품이 여러 금융회사로 각각 실물이전 가능한지 한 번에 비교해주는 서비스로, 시행 당시 46개 퇴직연금사업자 중 31개사가 참여했습니다. 자산관리 업무만 하거나 보험계약형 상품만 취급하는 일부 사업자는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헷갈리기 쉬운 지점이 하나 있습니다. 사전조회는 이관회사에, 실제 이전 신청은 원칙적으로 수관회사에 넣습니다. 다만 수관회사에 이미 퇴직연금계좌가 개설돼 있다면 이관회사에서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창구가 단계마다 달라지니 헷갈리지 않도록 기억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앞의 사전조회까지 포함하면 전체 절차는 다섯 단계입니다. 사전조회로 방향을 잡은 뒤로는 다음 네 단계로 진행됩니다.
- 수관회사에서 계좌 개설(또는 기존 계좌 확인)
- 이전신청서 접수
- 최종 이전 의사 확인
- 실물이전 실행 → SMS·앱으로 결과 통보

세 번째 단계인 최종 의사 확인은 영업점 방문, 앱, 전화 등으로 이뤄지는데, 통화가 연결되지 않아 의사 확인이 안 되면 이전 절차 자체가 취소될 수 있습니다. 전화로 확인받기로 했다면 연락처를 정확히 기재해 두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소요 기간은 실물이전 신청 정보가 금융회사 간에 전달된 시점을 기준으로 최소 3영업일이며, 오후 3시 30분 이전에 신청이 이뤄지면 3영업일, 그 이후면 4영업일이 걸립니다. 사전조회 결과도 마찬가지로 오후 3시 30분 이전 신청 건은 다음 영업일, 그 이후 신청 건은 2영업일 후에 나옵니다. 현금화가 필요한 상품이 섞여 있거나 ETF의 분배금 지급처럼 펀드의 재투자 절차가 진행 중이면 그만큼 기간이 더 늘어날 수 있고, 해외펀드처럼 환매기간이 긴 상품이 섞여 있어도 실물이전 소요 기간이 그만큼 함께 늘어납니다.
DC형은 근로자 개인이 임의로 이전을 신청할 수 없고, 재직 중인 회사를 통해 회사가 정한 금융기관 범위 안에서만 이전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알아두면 좋습니다.
5. 이전 신청 후 운용이 제한될 수 있는 구간
실물이전을 신청하면 이전할 상품의 목록과 수량을 확정하기 위해, 신청 시점부터 완료 시까지 해당 계좌의 상품 운용 등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운영 방식은 회사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최소 3~4영업일(현금화 대상이 섞이면 더 길게) 동안은 계좌를 손대기 어려운 구간이 생긴다고 보는 편이 안전합니다.

이 구간의 리스크는 두 갈래로 나뉩니다.
- 실물로 넘어가는 상품: 상품을 계속 보유하므로 시장 등락은 그대로 반영됩니다. 다만 그 사이 급락이나 급등이 와도 매매로 대응할 수는 없습니다.
- 현금화되어 넘어가는 상품: 매도 시점과 재매수 시점 사이에 시장에서 완전히 빠져 있는 구간이 생깁니다. 그사이 시장이 오르면 그만큼을 놓치게 됩니다.
원리금보장상품은 만기 직후가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타이밍이고, 단기 보유 펀드는 환매수수료 부과 기간이 지났는지 먼저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사전조회로 무엇이 현금화될지 미리 알아두면 운용 제한 구간의 크기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습니다.
6. IRP 이전 수수료, 비교할 때 챙길 것
IRP 수수료는 크게 운용관리수수료(적립금 운용 관련 관리·상담)와 자산관리수수료(계좌 관리·급여 지급 등)로 나뉩니다. 두 수수료를 더한 합계는 통상 연 0.2%~0.5% 수준으로 알려져 있고, 금융회사와 가입 채널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단순히 “여기가 싸다”는 소문보다, 아래 항목을 직접 비교해 보는 편이 안전합니다.
- 대면 vs 비대면 요율이 다르다 — 비대면(앱·온라인) 가입 시 요율을 낮추거나 면제하는 곳이 많습니다.
- 운용관리 + 자산관리 합계로 본다 — 한쪽만 보면 실제 부담을 왜곡해서 보게 됩니다.
- 재원에 따라 요율이 다를 수 있다 — 퇴직금(회사가 이전한 재원)과 개인부담금(스스로 추가 납입한 돈)에 서로 다른 요율이 적용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 할인·면제 조건과 그 적용 기간을 확인한다 — 사회초년생 할인, 연금수령 고객 할인처럼 조건부 감면이 있는 경우가 많은데, “평생 무료”처럼 보이는 문구도 조건을 반드시 뜯어봐야 합니다(다음 장에서 이어집니다).
- 상품 자체 보수는 별도다 — 계좌 수수료를 낮춰도 펀드 총보수·ETF 보수는 따로 나갑니다.
- 실제 차감 내역으로 검증한다 — 앱·거래내역에서 최근 몇 개월간 얼마가 빠져나갔는지 확인하는 방법이 가장 정확합니다.
- 이전 자체에 붙는 수수료는 통상 없다 — 다만 매도가 발생하는 상품의 환매수수료·중도해지 이율 불이익은 별개로 챙겨야 합니다.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의 퇴직연금 비교공시 메뉴에서는 대면·비대면 수수료율과 상품별 수익률을 한 번에 비교할 수 있으므로, 이전을 결정하기 전에 한 번 들여다보는 것을 권합니다.
비교공시 화면을 어떤 순서로 읽어야 하는지, 사업자 유형(은행·증권·보험)에 따라 수수료 구조가 왜 갈리는지는 퇴직연금 수수료 비교에서 화면 항목 단위로 정리했습니다.
7. 이전하면 오히려 손해 보는 경우 — 놓치기 쉬운 체크포인트
실물이전이 늘 이득인 것은 아닙니다. 판매 페이지들이 잘 언급하지 않는, 옮기기 전에 반드시 짚어야 할 지점들입니다.
- 비대면 가입 수수료 면제는 최소 유지 기간이 붙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대면으로 가입하면 일정 기간 수수료를 면제해 주는 곳이 있는데, “가입 후 일정 기간(예: 1년)이 지나기 전에 계약이전이 발생하면 면제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조건이 붙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가입한 지 얼마 안 됐는데 다른 회사로 옮기면, 그동안 면제받았던 수수료가 소급해서 부과될 수 있습니다. 갈아타기 전에 지금 계좌의 수수료 면제 조건부터 확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 자사 원리금보장상품은 실물이전 제외 대상입니다. 예금 비중이 큰 계좌는 그만큼 매도·현금화될 부분이 많고, 만기 전이면 약정금리 대신 중도해지금리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 환매수수료가 있는 펀드도 제외 대상입니다. 가입 후 일정 기간 안이라면 환매수수료가 그대로 발생합니다.
- 실물이전이 안 되는 상장상품을 제때 팔지 않으면 이전 자체가 취소될 수 있습니다. 지분증권·리츠 같은 실물이전 불가 상장상품이 계좌에 섞여 있으면 가입자가 직접 매도해야 하는데, 일정 기간 안에 매도하지 않으면 이전 신청 전체가 취소될 수 있습니다.
- 현금성 자산만 있는 계좌는 애초에 현금이전만 신청할 수 있습니다. 상품 없이 예수금만 들고 있는 계좌라면 실물이전이 아니라 현금이전으로 신청해야 합니다.
-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방법)에 들어 있는 돈은 실물이전이 되지 않습니다. 사업자 자체 상품이라 매도 후 현금으로 넘어갑니다.
- 이전한다고 수익률이 저절로 좋아지지는 않습니다. 금융감독원은 금융회사가 적립금을 대신 운용해주는 것이 아닌 만큼, 실물이전 이후에도 가입자 스스로 적립금 운용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와 적극적인 운용이 필요하다고 안내합니다.
이 중 어느 것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면 실물이전이 유리한 선택지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본인 계좌의 상품 구성과 가입 시점에 따라 유불리가 갈리므로, 앞서 안내한 사전조회로 직접 확인하는 절차를 건너뛰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8. 세금 안 물고 이전하려면 — “해지 말고 이전”이 핵심
오늘 내용 중 하나만 기억한다면 이것입니다. 연금계좌를 다른 연금계좌로 이체하는 것은 인출로 보지 않기 때문에, 계좌이전(이체) 방식으로 옮기면 세액공제·과세이연 효과가 그대로 유지됩니다. 반대로 계좌를 해지하고 새로 가입하면 세액공제 받은 납입원금과 운용수익에 기타소득세 16.5%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국세청도 연금수령 요건을 충족한 이체는 인출로 보지 않는다고 안내합니다. 중도해지·중도인출의 구체적인 사유와 세금은 앞서 소개한 IRP 계좌 개설·구조 글에서 자세히 다뤘으니, 여기서는 “해지하면 기타소득세 16.5%가 붙는다”는 대비만 기억해도 충분합니다.
다만 연금저축계좌와 IRP 사이는 사정이 다릅니다. 우선 연금저축과 IRP 사이는 실물이전 자체가 불가능하고, 현금이전만 가능합니다. 세금 면에서도 원칙과 예외가 자주 헷갈리는 지점입니다. 소득세법 시행령 제40조의4는 연금계좌 간 이체를 원칙적으로 인출로 보지 않는다고 정하면서도, 연금저축계좌와 퇴직연금계좌(IRP·DC) 상호 간 이체는 원칙적으로 인출로 본다고 별도로 규정합니다. 세금 없이 예외를 인정받으려면 아래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합니다.
| 조건 | 내용 |
|---|---|
| 연령·수령 개시 | 만 55세 이후 연금수령 개시를 신청했을 것 |
| 가입 기간 | 가입일부터 5년 경과(단, 이연퇴직소득이 있는 계좌는 이 요건 면제) |
| 이체 범위 | 전액 이체(일부만 이체하는 것은 인정되지 않음) |
| 상대 계좌 | 이체받는 쪽이 개인형퇴직연금(IRP)일 것 |
이 요건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연금저축과 IRP 사이를 옮기면 인출로 처리돼 세금이 나올 수 있으므로, 이체 전에 금융회사나 국세청에 확인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IRP는 일부 상품만 골라 이전할 수 없고, 자산 전체를 이전해야 한다는 원칙도 있습니다(퇴직연금계좌에 있는 일부 금액만 이체하는 경우는 인출로 봅니다). 연금저축계좌끼리는 이 원칙이 다르게 적용되므로, 계좌 종류에 따라 이체 취급이 달라진다는 점도 참고할 만합니다.
혹시 2013년 3월 1일 전에 가입한 오래된 연금계좌로 거꾸로(최근 가입 계좌 → 오래된 계좌) 옮기는 경우라면 세법상 인출로 처리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 해당한다면 이전 전에 반드시 금융회사에 먼저 문의해보는 것을 권합니다.
퇴직금을 일시금으로 받을 때와 연금으로 나눠 받을 때 세금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는 퇴직금 일시금 vs 연금 수령 세금 비교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
9. 내 계좌에서 직접 확인하는 체크리스트
금융회사별로 딱 잘라 단정하기보다, 스스로 확인할 수 있는 단계로 정리했습니다.
- 보유 상품이 있는지, 현금성 자산만 있는지 확인 — 예수금만 있는 계좌라면 실물이전이 아니라 현금이전을 신청해야 합니다.
- 내 계좌가 어떤 제도인지 확인 — DB / DC / IRP / 기업형IRP. 같은 제도끼리만 실물이전됩니다.
- 보유 상품 목록을 뽑는다 — 앱의 보유상품 화면에서 예금·펀드·ETF·디폴트옵션이 각각 얼마인지 확인합니다.
- 사전조회를 신청한다 — 현재 계좌가 있는 회사의 앱·홈페이지에서 ‘퇴직연금 실물이전 사전조회’를 신청합니다. 오후 3시 30분 이전 신청이면 다음 영업일에 결과가 나옵니다.
- 현금화 대상을 확인하고 타이밍을 잡는다 — 원리금보장상품은 만기 직후, 펀드는 환매수수료 기간이 지난 후를 살펴봅니다.
- 수수료를 비교한다 — 통합연금포털 퇴직연금 비교공시에서 대면/비대면 구분과 운용관리+자산관리 합계, 지금 계좌의 수수료 면제 조건(최소 유지 기간)을 확인합니다.
- 수관회사에 계좌 개설 → 이전 신청 → 최종 의사 확인 — 이후 최소 3~4영업일 동안은 매매·출금이 제한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일정을 잡습니다. 전화로 의사 확인을 받기로 했다면 연락처를 정확히 남겨둡니다.

같은 회사 안에서 퇴직 시 자사 실물이전이 가능한지는, 이 체크리스트를 시작하기 전에 재직 중인 회사의 DC 사업자에게 먼저 물어보는 편이 좋습니다. 이전 후 자산을 어떻게 운용할지는 퇴직연금 계좌의 안전자산 비중에서 이어서 다뤘습니다.
이번 글에서 살펴본 대로, IRP 계좌이전은 상품을 팔지 않고 그대로 옮기는 실물이전과 전부 팔아 현금으로 옮기는 현금이전으로 나뉘고, 같은 회사 안에서는 퇴직할 때도 자사 실물이전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놓치기 쉬운 부분입니다. 다만 실물이전이 안 되는 상장상품을 제때 팔지 않으면 이전 자체가 취소되고, 비대면 가입 수수료 면제는 최소 유지 기간 안에 옮기면 소급 부과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기억해야 합니다.
DC에서 다른 회사 IRP로 곧바로 실물이전하는 제도 확대는 2026년 8월 현재 시행되지 않았고, 당국이 검토를 이어가는 단계입니다. 시행 여부와 시기는 앞으로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실제로 계좌를 옮기기 전에는 고용노동부·금융감독원 발표와 해당 금융회사의 최신 안내를 다시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계좌를 어디로 옮길지는 결국 그 계좌가 노후 소득에서 맡은 몫이 무엇인지에 달려 있습니다. 퇴직연금이 국민연금·개인연금과 어떻게 층을 이루는지는 연금 3층 구조에서 볼 수 있습니다.
10. 자주 묻는 질문
Q. 실물이전 신청 후에는 계좌를 마음대로 매매할 수 없나요?
실물이전을 신청하면 완료될 때까지 입금을 제외한 상품 가입·매매·출금 등 계좌 거래가 제한됩니다. 최소 3영업일, 현금화 대상이 섞여 있으면 그보다 더 길게 이어질 수 있으니 이 기간에는 계좌 거래가 막힌다고 미리 알아두시기 바랍니다.
Q. 실물이전은 신청부터 완료까지 며칠이나 걸리나요?
실물이전 신청 정보가 금융회사 간에 전달된 시점을 기준으로 최소 3영업일이 걸립니다. 오후 3시 30분 이전에 신청하면 3영업일, 그 이후면 4영업일이 적용되며, 현금화가 필요한 상품이나 해외펀드처럼 환매기간이 긴 상품이 섞여 있으면 기간이 더 늘어날 수 있습니다.
Q. IRP 상품에 압류·질권이 설정돼 있으면 실물이전이 되나요?
압류나 질권이 설정된 상품은 실물이전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이런 상품이 계좌에 섞여 있는지는 사전조회 단계에서 확인할 수 있으므로, 이전을 신청하기 전에 먼저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Q. 실물이전을 신청하면 별도 수수료가 붙나요?
이전 행위 자체에 붙는 수수료는 통상 없습니다. 다만 보유 현금보다 차감될 수수료가 더 크면 일부 상품을 매도해야 이전이 진행되고, 매도가 발생하는 상품은 환매수수료나 중도해지 이율 불이익이 별도로 붙을 수 있습니다.
📌 이 글의 수치와 조건은 2026년 8월 기준 확인된 자료를 정리한 것으로, 금융회사·상품별로 실제 적용 여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계좌이전을 결정하기 전에는 사전조회와 해당 금융회사 확인을 거치시고, 필요하면 세무·재무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